*이곳은 동성 간의 혼인신고 및 결혼이 가능한 편견 없는 사회입니다.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무심공x짝사랑수 / 현(공) 32세 / 석(수) 22세 “의뢰를 받았어.” 현이 커다란 책상 위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손가락 아래에는 보라색 봉투가 있었다. “얼마짜리요?” “5장.“ ”흐음. 꽤 괜찮네요.“ 석은 사무실 한가운데 자리...
비어있는 교실 안은 정적 뿐이었다. 창밖 너머 하늘은 연보라 색인지 분홍색인지 정확히 뭐라고 명명해야 좋을지 모를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지금 내 기분도 그랬다. 정말 뭐라고 해야 좋을지 하나도 모르겠다. 침묵으로 인해 내 앞에 서 있는 녀석은 마치 죄인이라도 된 양 고개를 아래로 떨어뜨린 채였다. 내 시선은 녀석의 정수리에 머물렀다가, 조금 더 아래로 내...
여음은 남자를 따라 굽이굽이 산등성이를 걷고 또 걸었다. 밤이면 별자리들의 장엄한 행진을 따라 걷고, 낮이면 해의 방향을 따라 걸었다. 남자는 지친 기색조차 없었다. 엷은 빛깔의 도포자락을 바람에 휘날리며 지친 여음이 뒤쳐지면 가만 기다려주곤 했다. 머지않아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다. 여음이 밟고 선 곳은 하늘과 가까워 이것이 안개인지 구름인지 여음은 도무지...
마을에 역병이 돌았다. 매일같이 곡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갓 태어난 아기부터 노인까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죽음이 계속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산신(山神)께서 노하신 게 분명하다고 수군거렸고, 머지않아 산신에게 마을의 처녀를 바치는 인신공양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마을에서 일어나는 재앙이 하루 빨리 사라지고, 다시 풍요로워지길 바라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딸이...
“정세현씨?” “누구….” “정인구씨 알죠?” 세현은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현을 찾아온 검은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씩 웃어 보였다. 딱 봐도 무엇 때문에 자신을 찾아왔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 연락이 되지 않는 아버지와 갑작스러운 낯선 남자의 방문. 사무실 안 김조교의 힐끗거리는 시선에 세현은 남자에게 다가가 일단 나가서 얘기하자고 속삭였다. “아드...
세현의 휴대폰이 울렸다. 이자 상환일을 알리는 문자였다. 그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던 세현은 휴대폰을 뒤집어 내려놓았다. 아버지의 빚까지 갚느라 형편이 늘 빠듯했다. 아버지는 얼마 전부터 연락조차 되질 않았다. 세현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짚고 있을 때 또 한번 휴대폰이 울렸다. 이번에는 교수에게서 온 문자였다. “정 조교, 어디가?” “유 교수님 호출.” 세현...
마을 어귀에는 잎을 아래로 축 늘어뜨린 커다란 버드나무가 있었다. 오랜시간 버드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 자리는 아이들도 어른들도 약속을 정할 때면 그곳에서 보자고 말할 정도로 언제나 마을의 시작점과도 같았다. 커다란 나무 아래로 드리워진 그늘은 지나다니는 사람들마다 계절에 상관없이 늘 쉬어가곤 했고, 당연히 여름이면 그곳에 앉아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얘기 좀 해.” 식당에서 밥을 먹던 태경은 갑자기 나타난 세현을 놀라 쳐다보다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제법 큰 소리로 웃는 바람에 바로 앞에 서 있던 세현의 얼굴은 구겨졌고, 주변에 앉아있던 태경의 친구들은 세현과 그런 태경을 번갈아 보며 상황을 파악하려 애썼다. 태경은 턱을 괴고 세현을 한참 바라봤다. 쫄아서 도망가나 싶었더니 이렇게 먼저 나타나는 패기...
@bamg_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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