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곤해진 몸과 조금 쉬어 갈라지는 목소리, 그리고 몸에 남아있는 자국들은 간밤의 열기를 짐작하게 했다. 태경이 집요하게 세현을 물고 빤 덕분에 세현의 피부는 여기저기 발갛게 물들었고, 조금만 스쳐도 살이 쓰릴 정도였다. 한마디로 너덜너덜해진 세현은 온 몸에 힘이 전혀 들어가질 않았다. 처음은 실수라 할 수 있어도 두번째부터는 아니다. 멍청하게 천장을 보고 ...
“이번에도 방학동안 과사 알바 구하죠?” 마지막으로 기말고사 시간표를 점검하고 있던 세현은 2학년 과대가 슬쩍 다가와 묻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과대의 옆부터 살폈다. 언제나 붙어 다니던 태경이 보이지 않아 의아하던 세현은 고개를 저었다. 떠올리지 말자. 그날 이후로 태경이 제 앞에 나타나지 않아 평화로운 나날이 일주일 째 이어지는...
#1 바로 앞 커다란 집을 본 순간, J의 첫 인상은 ‘그림 속에서나 볼법한 집이 실제로 존재하는구나.’ 였다. J의 시선이 담장을 타고 올라간 초록 잎을 따라 움직였다. 마당을 가로 지르는 동안 잘 손질된 나무들과 꽃들에게 J는 시선을 빼앗겼다. 어디 하나 허투루 관리 되지 않은 구석이 없을 정도로 구석구석 사람의 손길이 묻어난 깔끔한 정원이었다. 벽을 ...
짝사랑공(최정훈)X병약수(신유현) “나도 껴줘.” “…….” 불쑥 목소리를 낸 녀석은 얼마 전 마당이 넓은 집으로 이사를 온 애였다. 그 애는 대뜸 우리들이 놀고 있는 곳에 끼어들어 저도 끼워달라고 졸랐다. 마당이 꽤 넓은 집은 오랫동안 비어있었기 때문에 바로 얼마 전 그 집으로 이사 온 사람들은 동네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그러한 이유로 나는 그 애가 얼...
캠퍼스물, 짝사랑공, 무뚝뚝공 X 다정수,적극수 “내 입장 같은 건 조금도 생각 안 해? 그냥 이대로 다 끝나도 괜찮아? 말 좀 해봐….” 술집과 술집 사이 좁아터진 골목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우연히 다가갔다가 발걸음이 멈췄다. 그늘 진 어두컴컴한 곳에서 몸을 잔뜩 웅크린 채 한숨을 내쉬는 모습은 본적이 없어 낯설고 생소했다. 그래서였을까. 도무지...
영, 18 X 도현, 19 / (*첫만남 영17, 도현18) 토요일인 내일은 중부지방에 가끔 많은 구름으로 흐린 가운데 남부지방과 제주도엔 비가 내리겠습니다. 내륙 지방을 중심으로 소나기가 내린 후 다음주 30도를 웃도는 고온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은…. TV 화면에 박혀 있던 영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 영의 시야로 도현이 담겼다. 도현은...
선호가 그 애를 두 번째로 본 곳은 TV였다. “저거 선호 너희 학교 아니야?” 정숙의 목소리에 선호의 시선이 자연스레 TV로 향했다. 가게 안 틀어놓은 낡은 TV 화면 속에는 앳된 투수 한 명이 서 있었다. 내리쬐는 태양 아래 선 투수는 미간을 찡그렸다. TV에 고정된 선호의 시선은 한치의 움직임도 없었다. ‘제XX회 전국고교 야구 대회’ 선호의 머릿속으...
<할리갈리> 막 교실로 들어온 윤해주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섰다. 나는 슬쩍 그 시선을 피했고, 이나윤과 현태는 빨리 앉으라고 재촉하는 눈길을 보냈다. “아니… 얜 왜 불렀냐고.” 불평어린 윤해주의 목소리를 무시한채 이나윤은 그저 어쩌라고 말하듯 어깨만 으쓱해 보였다. “앉아. 할리갈리는 넷이 해야 재밌어.” 현태는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결국 이 ...
“그 집 애 또 아프다지?” 할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슈퍼 아주머니에게 물건을 건네주고 나오던 참이었다. 평상 앞에 앉아 부채질을 하던 몇몇 어른들이 수근거리는 목소리를 들었다. 쨍한 햇볕에 정수리부터 뜨거웠다. 나는 멈춘 듯 서서 발밑으로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내려다봤다. 열이 팔팔 끓고, 헛소리를 해댄다며? 애 명줄이 짧으니까 부모만 개고생이지. 쯧쯧. 그...
“아.” 잔액이 없다. 거지같네. “손님. 이 카드 말고 다른 거 없으신가요.” 매너리즘에 빠진 알바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감하게 서 있던 은규가 길게 한숨을 쉬었다. 담배 하나 살 돈도 없어서야. 인생이 아주 바닥을 치는구나. 속으로 한탄하며 담배 사길 포기한 은규가 그대로 돌아 서려던 때였다. “이걸로 계산 해주세요.” 곁으로 인기척이 느껴지가 무섭...
@bamg_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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